낙태 논쟁 가열…'금지'가 기독교 신앙에 위배?
요즘 낙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심지어 낙태 문제가 내년 미국 대선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하면서 기독교계 내에서도 이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낙태와 관련해 기독교 신앙의 핵심 중 하나인 '자유의지(free will)'란 용어가 등장했다. 아이러니한 건 기독교계는 일반적으로 낙태를 반대하지만, 기독교계 용어가 낙태를 찬성하는데 쓰였다. 지난 16일 CBS뉴스는 현재 민주당 대선 후보 출마를 선언한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의 낙태 찬성 발언을 보도했다. 가톨릭 신자인 질리브랜드 의원은 "낙태 금지는 기독교 신앙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기독교 신앙인이라면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높다.LA지역 조셉 전 목사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자유 의지'를 낙태 이슈에 그런 식으로 적용하는 건 용어에 내포된 본질적 의미를 오용하는 것"이라며 "만약 '자유 의지'의 의미를 그렇게 사용한다면 인간의 행위에 있어 이 세상에서 적용이 안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논쟁이 격화되자 22일 기독교 변증가 짐 데니슨은 크리스천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낙태에 대한) 기독교인에게 논쟁은 입증하고 이기기 위함이 아닌 영혼을 얻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며 "성경에도 십계명과 같은 도덕적 지침이 담긴 가르침들이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사랑을 보여주고 상대를 진리와 회개로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낙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낙태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며 "하지만 성폭행, 근친상간, 산모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은 예외를 둘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현재 공화당이 장악한 일부 주가 채택한 낙태 금지법은 매우 잘못됐고 악의적"이라며 "낙태가 잘못됐다는 종교적 주장들이 공공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쳐서도, 종교적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한국의 경우도 66년 만에 낙태죄 폐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교회언론회 등 기독교 단체들도 일제히 비판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한편, 미국 내 낙태 논쟁은 최근 앨라배마, 조지아, 미주리 등에서 성폭행 등 어떤 경우라도 낙태를 금지하는 초강력 법을 시행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